@ 지난 8월 말 기무망 '문화방'에 기고했다가 당일로 삭제 압력을 받고 기존 게시했던
글들까지 모두 삭제하여 많은 부대원들로부터 왜 삭제했냐고 항의를 받고 있는 문제의 글
옛 부대장님들에 대한 回顧
지휘관은 부대의 얼굴임을 누구나 인정하시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현상이지만 까마득한 옛날에는 어찌 보면
저절로 쓴 웃음을 짓게 되는 분들이 상당수 계셨던 반면
돌아보면 참으로 훌륭하신 부대장님들도 많으셨습니다.
◈ 지금은 대부분의 부대장님들이 금연하고 계시기에 아예 큰 관심이 없지만
몇 년 까지만 해도 저는 새로운 부대장님이 오실 때마다 前 근무처에
신임 부대장님의 흡연 여부부터 확인하곤 했었습니다.
옛날 모 부대장님으로부터 저의 흡연 문제로 마음의 상처를 깊게 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부대장님은 회의석상에서 흡연자들에게 일일이 언제부터 금연할 것인지를
질문(강요)하셨는데 남들과는 달리 저는 성격상 거짓말도 못하고
이미 고교 밴드부 시절부터 너무도 긴 세월을 흡연하고 있어서 금연이 정말
어렵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이 답변에 그 부대장님은 "도려내야 되겠구먼.." 하고 말씀하셨고,
저는 순간 충격과 함께 그 동안의 부대장님에 대한 존경이 무너지면서
군 생활에 대한 염증이 폭발하여
"그럼 제 스스로 나가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었고
이로 인해 부대장님과 저의 관계는 물론, 전 부대원들과 지휘관 사이에 한동안
경직된 분위기가 지속 되었었습니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부대장님 의도에 반항한 제가 엄청 잘못했고 처벌감이지만
당시 부대장님이 내심 너무도 야속했습니다.
♡ 우리 몸의 혈액에는 백혈구가 있어 우리 신체에 이상한 병균이 처 들어오면
그 침입자를 몸 밖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백혈구가 침입자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면 병균에게 심한 욕설을 하는
일도 없고, 그렇다고 무작정 싸워서 무찌르는 일도 없답니다.
백혈구는 병균이 오면 아주 깊은 사랑으로 그를 감싸 준다고 합니다.
그 침입자는 백혈구의 따뜻한 사랑에 감동해서 그렇게 스르르 녹아 버린다는
것입니다.
아마 그 부대장님이 강요보다는 진정한 사랑으로 금연을 유도했더라면
저는 무사히 금연에 성공했었을 것입니다.
사실 그때 금연을 결심하고 금연 파스를 부착하고 있었는데
그 부대장님으로부터 그런 모욕을 당하면서 파스를 당장 떼어 버리게
되었으니까요.
◈ 어느 부대장님은 부대원 조기축구 중 모 부사관과 부딪혀 코뼈를 크게 다쳐
수술까지 하셨고 그 이후에도 오랫동안 고생하신 적이 있었는데
당시 죄송해 하는 부대원이 더 이상 무안해 하지 않도록 당신의 고통을 참고
괜찮은 척 하시면서 축구를 끝까지 계속하셨습니다.
우리들은 그런 부대장님을 충정으로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어느 부대장님은 모 반장과 공을 다투다가 종아리를 조금 부딪쳤고
사실 그 반장이 더 아팠지만 부대장님께 "괜찮으십니까?"라며 죄송하다고
사과하자 "너 같으면 괜찮겠냐?"고 더 화를 내시면서 축구를 중지하고
귀대하셨습니다.
이후 조기축구 시에 그 부대장님이 공을 잡으면 방어도 포기함은 물론,
아예 옆에 다가가지도 못하는 등으로 축구가 점점 재미없어지는 가운데
조기축구를 폐지하자는 여론까지 일게 되어 별도 존폐 여부에 대해
토의까지 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는 결과가 초래된 적도 있었습니다.
♡ 세탁소에 갓 들어온 새 옷걸이한테 헌 옷걸이가 한 마디 하였답니다.
" 너는 옷걸이라는 사실을 한 시도 잊지 말길 바란다."
" 왜 「옷걸이」라는 것을 그렇게 강조하시는지요? "
헌 옷걸이는 " 잠깐씩 입혀지는 옷이 자기의 신분인 양 교만해지는
옷걸이들을 그동안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휘관이란 직분은 잠깐 입혀지는 옷일 수도 있는데 아주 옛날에는
이를 잊는 부대장님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더 오래된 옛날(저 하사일 적)이긴 하지만 어느 부대장님은
피 지원 부대에 임하여 차에서 30분간이나 하차하지 않으시다가
되돌아가신 적도 있었습니다.
이유는 해당 반 요원들이 잽싸게 달려와 차 문을 열어주길 바랬는데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지휘관이란 권위는 군대 예절을 강요한다고 세워지는 것이 아님을
중령 이상까지의 경험철학으로 터득하고 계실 줄 믿고 싶은데
그런 몇몇 부대장님들을 겪으면서 낮은 신분의 부사관 생활을 접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 지금은 업무감사 때 비상소집 과정이 폐지되었는데
옛날에는 업무감사 때마다 비상소집에다 화생방태세 점검을 통해
가스를 마시게 하는 등 요란했었습니다.
제가 상사였을 때 업무감사를 수검 받던 중 비상이 걸렸는데
어쩌다 연락을 늦게 받아 한 시간이나 지연 응소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동료 부대원들로부터의 온갖 눈총을 받으면서 특히 부대장님을
실망시켜 드리게 되어 더 이상 부대에 남아있을 용기를 읽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업무감사 종료에 따른 격려회식을 통해 부대장님은 저에게 동동주를 따라
주시면서 "김 상사는 이제 더 이상 미안해하지 마시오.
나는 평소부터 김 상사를 믿고 있었고 지금도 변함없소.
그러니 힘내요."라고 위로해 주신 후
"이번 감사를 받으면서 가장 마음고생을 심히 겪은 김 상사를 다 같이
위로합시다."라며 격려의 박수를 유도해 주셨습니다.
저는 부대장님의 이해와 사랑에 눈물이 핑 돌았고 부대장님에 대한 충성을
재삼 다짐하게 되었으며 그 후 부대장님의 승승장구를 진심으로 기뻐했습니다.
♡ (5 - 3 = 2)와 (2 + 2 =4 )라는 공식이 있답니다.
어떤 오해(5)라도 세 번(3)을 생각하면 이해(2)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고...
이해(2)와 이해(2)가 모일 때 사랑(4)이 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을 오해할 때가 있고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오해는 대개 잘못된 선입견, 편견, 이해의 부족에서 생기고
결국 오해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5-3=2)라는 아무리 큰 오해라도 세 번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다는 풀이가
새삼 귀하게 여겨집니다.
사실 영어로 "이해"를 말하는 "understand"는 "밑에 서다"라는 뜻으로
그 사람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바라보는 것이 이해라고 한답니다..
그 부대장님이 저의 큰 실수에 대해서도 오해 없이 오히려 이해해 주시고
사랑하셨음이 짧은 듯 긴 30여 년의 군 생활을 버티게 한 바탕이 되었음을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사랑을 듬뿍 받은 우리 부대원들이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기에
그 분도 몇 가지 큰 역경을 극복하시고 승승장구하셨다고 확신합니다.
◈ 어느 부대장님은 부대 관리와 업무가 제대로 안되면 그 모두를
부대원들 탓으로 힐책하면서 부대를 경직되게 관리하시다가 겨우 임기를
마치기도 하셨는데
그래서 부대에는 항상 긴장이 지속되면서 교통사고에 음주사고, 구타 등
각종 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졌었습니다.
♡ 너 때문이라고 상대를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면 엄지는 하늘을 향해 있고,
검지는 상대를 향하고, 나머지 세 손가락은 바로 자신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늘 탓 20%, 상대 탓 20%, 자신 탓이 60%임을 의미한답니다.
모두가 '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에서 모든 잘못이 시작되는 것임을
옛날 많은 지휘관님들이 아마 유념하지 않으신 듯합니다.
♡ 제가 큰 딸 재학시 사회교육학을 전공할 때 그 전문서적을 훑어보다
칭찬하면 칭찬할수록 더욱 더 잘 하는 동기를 제공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고 한다는 것을
읽어 본 적이 있습니다.
교육학에서는 이 보다 더 좋은 교육방법이 없다고도 합니다.
칭찬, 격려, 신뢰, 인정, 애정, 사랑, 긍정, 확신, 믿음이 있는 곳에서는
모든 것이 변화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됨을 겪은 적도 있습니다.
그런 칭찬을 실천하신 부대장님이 계셨었는데
그 분은 부임하자마자 지금까지 대부분의 부대에서 시행해 오던 업무 목표란 걸
폐지하셨습니다.
그때 제가 계장을 하고 있으면서 엄청 반대했습니다.
각 수집관들의 업무목표를 폐지하면 그나마 목표 때문에
보고되는 첩보마저 보고되지 않아 사령부 업무 분석평가에서 꼴찌를 면치
못한다며 부대장님께 제발 재고해 주시길 간곡히 건의하였지만
결국 부대장님의 소신대로 각 수집관들에게 부여되던 업무목표는
정기 인물정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폐지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연말 업무분석 결과 우리 부대가 1등을 차지하여 성과급여도
제일 많이 받게 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바로 그 부대장님의 칭찬하는 부대 운영 결과였습니다.
♡ NASA는 우주 비행사를 뽑을 때 인생에서 심각한 위기를 겪지 않고
또 슬기롭게 실패를 극복한 경험이 없는 후보자들을 제외시켰으며,
이는 한 번도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보다 실패를 경험하고 다시
일어섰던 사람이 더 강하고 뛰어난 사람이라는 의미랍니다.
그리고
〈40, 또 다른 출발점〉의 저자 밥 버포드는 40대야말로 성공과 일 중심의
삶에서 의미 중심으로 전환하려고 애써야 하는 절호의 시기이며,
의미 있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다 보면 인생의 성공과 의미,
둘 다 얻게 된다고 주장하면서
'하루가 25시간이면 원하는 것을 다 할 수 있을 텐데'하고 시간을
아쉬워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러나 새로운 것을 손에 쥐려면 잡고 있던 것을 놓아야 하며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덜 중요한 것은 과감히 포기하라고 권합니다.
♤ 한 꼬마가 값비싼 화병 안에 있는 동전을 꺼내려고 손을 넣었다가
빼지 못하고 있었답니다.
아버지는 "아빠가 하는 것처럼 이렇게 손을 똑바로 편 다음
힘껏 당겨 봐." 라고 시범까지 보이며 가르쳐 주었는데
놀랍게도 꼬마는 "그렇지만 아빠, 전 아빠처럼 그렇게 손을 펼 수가 없어요.
그럼 동전이 떨어질 거예요." 라며 거절했답니다.
많은 사람님들이 그 꼬마처럼 자유를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드는
하찮은 세상의 동전을 꽉 쥐고 있습니다.
반드시 어떤 식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지려 할 때
스스로 제동을 걸고, 모든 부분에서 완벽해지고자 하는 욕심을 과감히 버린다면
오히려 주변 구성원들이 더 행복해지고 집단이 완벽해질 텐데....
어느 부대장님은 화가 나시면 “이런 부대는 처음 봤다.”“역사와 전통은
허울이고 곪아 있는 부대다.”라면서 마치 부대장님 자신은 부대의 구성원이
아닌 듯 내뱉는 모습을 보면서
내심 “저도 이 부대에 오고 싶어 온 것이 아닙니다. ”라며
대들고 싶기도 했습니다.
참으로 훌륭하신 부대장님이셨는데
잠시 머물다 가시더라도 내 부대라는 애착을 가져 주셨더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 다시 먼 옛날로 돌아가 어느 부대장님은 무슨 귀중품을 잃어버리고는
절도 용의자로 자신의 당번병을 지목하고는 고문까지 가했습니다.
군인공제회에서 제공했던 M키스에 보면 부하 위에 군림한 장수가
부하를 섬기는 장수한테 패하는 전사가 소개됩니다.
그랬습니다.
고문까지 받은 그 당번병뿐만 아니라 나머지 모든 부대 구성원들이
그 부대장님으로부터 마음이 떠나는 결과를 초래한 것입니다.
물론 그 부대장님은 우리 조직에서 조기 방출되었습니다.
반면, 최근의 어느 부대장님은 휘하 반장이 상급 지휘관으로부터
업무적 과오를 지적받고 영내 대기 처분을 받자
“그 반장이 가정적인 불운을 겪고 있음을 감안, 제가 지휘책임을 지고
대신 영내 대기를 하겠습니다.”라며 적극적인 부하 보호 자세를 보여
결국 반장의 영내대기 조처를 해제토록 유도하였습니다.
지금 대부분의 부대장님들 모습으로서 당연하다고 여기게 될 정도로
옛날 모습은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옛날 부대장님들과 최근 부대장님들의 상반된 모습을 비교해서
옛 분들에게는 참으로 죄송하지만 제가 이글을 감히 소개드리는 까닭은
가끔 옛 대위∼소령 적에 소속 부대장님들로부터 당했던 유형을
조금은 답습하고 싶어 하는 분도 더러 있다는 소문이......
제발 헛소문이길 바라는 마음 간절한 때문임을 양해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병장이 일·이등병 때 당한 그대로의 피해보상심리에 의해
아직도, 아니 앞으로도 구타/가혹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현상처럼
부대장님들의 부대 지휘/관리가 옛날 관례를 조금이라도 흉내 내시게 되면
우리 조직의 발전은 더디어지고 나아가 군과 나라 발전에도
악영향이 미치게 됨을
우리 모두가 명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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