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가 가진 무서운 의미
마빡에 별을 4-5개 이상 달고 있는 뼈대가 있는 호텔엔 정원의 중심이나 현관의 옆으로 깃대 게양대가 있어요. 많은 곳은 50개까지 있고 적어도 20개는 있습니다. 그곳엔 그 나라의 국기와 유엔기 그리고 각나라의 국기가 게양됩니다.
그곳에 걸려있는 국기는 강대국의 국기를 그냥 폼으로 계양해 놓은 게 아닙니다. 그 호텔에 투숙객의 국가 국기를 계양하는 겁니다. 무리 미국이나 영국 국기라도 투숙객중 미국사람이나 영국사람이 없으면 안 걸어요. 그러나 아무리 이름도 없는 감비아나 몰도바 사람이라도 투숙하면 감비아와 몰도바의 국기를 계양합니다.
지금 한국의 국기인 태극기는 전세계의 뼈대있는 호텔에는 거의 계양되어 있습니다. 한국인 중 누군가가 그 호텔에 투숙하고 있다는 말이지요. 그만큼 한국이란 나라가 세계속에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40여 년 전에는 한국의 국기인 태극기가 펄럭이는 호텔이 얼마 없었습니다. 1970년대까지는 해외여행이 쉽지 않았어요. 국가를 대표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국가가 허락하는 회의에 참석하거나 하여튼 누구든 정부가 허락하기 전에는 해외로 나갈 수 없었습니다.
1970년대 세계 속에 한국의 위상은 미미해서 지금으로 말하면 캄보디아나 스리랑카 정도로 취급을 받았어요. 그래서 우리 태극기의 위상 역시 미미했습니다. 자연히 태극기를 보관한 호텔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당시 나의 부친께서 외국에 갈 때면 큰 태극기를 숙박하는 도시의 숫자만큼 가지고 가셨습니다. 묵는 호텔마다 태극기가 없는 호텔이 많아서 가져가신 태극기로 계양토록 했습니다.
이와 같이 국기란 그 나라의 얼굴입니다. 개인이 손님으로 투숙해도 호텔이 그 나라를 예우해줍니다. 하물며 한 국가의 정상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하찮은 나라의 정상이라도 우리나라의 영토에 들어오면 그 나라의 국기를 공항은 물론 숙소에 계양하는 게 예의입니다. 국기를 계양하지 않는 것은 예의를 떠나서 무시하는 것이 됩니다.
이번 文이 평양에 도착했을 때 비록 동원된 주민들의 손에는 태극기가 아닌 한반도기가 들려져 있더라도, 국기 게양대에는 한국의 국기인 태극기가 계양되어 있어야 하고, 文이 묵는 호텔 역시 태극기가 계양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게 진정성있게 文을 대하는 자세입니다. 그런 기본적인 예우도 안 하면서 무슨 진정성있는 만남입니까?
그런 형식에 치우친 행위가 무에 중요하냐? 딴지 걸지 말라는 좌빨들에게 한마디합니다. 하물며 그런 형식조차도 무시하는데 무엇을 이룰 수 있는 만남이 되겠는가? 만약 김정은이 서울에 왔는데(죽을까봐 절대 올 리 없지만) 한국정부가 그렇게 대우한다면 니들이 그때도 그렇게 지껄일 것이냐?
# 사족; 오늘 무슨 성명이니 합의니 이루었다면서 한국의 모든 방송과 언론이 호들갑입니다. 그런데 북한과의 성명이나 합의는 모두 종이 쪼가리입니다. 설령 두 인간이 서로 팔뚝의 피를 뽑아 섞어서 그 피로 서명했더라도, 지키지 않는 합의나 성명이 무에 필요합니까?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짓거리입니다.
文과金 두 인간이 진짜 합의한 건 딱 하나 있을 겁니다. [이 성명서란 종이쪼가리로 남조선 인민들과 세계와 미국을 사기치자]는 합의일 겁니다.
<손병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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