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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똥과 똥 사이

락운강촌 2009. 12. 17. 11:01

    

 

똥과 똥 사이

 

 

태어나 처음 싸는 새까만 배내똥과

죽을 때 마지막으로 누는 시커먼 배내똥 사이엔

하늘과 땅이 있고

열권의 시집과

20권 분량의 소설 한 질쯤은 넉히 들어 있겠다

 

진딧물 없는 나무 없듯이

꾸덕살 없는 삶을 살아온 사람 몇이나 되고

요단강에서 사랑을 작별하지 않은  이 어디 있으랴 

 

도끼로도 쪼개기 어려운 옹이를

가슴에 묻은 배내똥과

새털처럼 비워 낸  배내똥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내 배내똥에서도 구린내가 나겠지만

언젠가는 배내똥을 눠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야 인지했다

 

마음 비운

부처의 똥에선 어떤 냄새가 났을까

 

 

 오영수

 

 

 

 

출처 : 한국 네티즌본부
글쓴이 : 무심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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