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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양노원에 놓여있던 글

락운강촌 2015. 11. 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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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양노원에 놓여있던 글
   
열심히 살 때는 세월이  총알같다 하고, 화살 같다 하건만,
할일없고 쇠하니 세월가지 않는다 한탄 하시더이다

정신 맑으면 무엇하리요
자식 많은들 무엇하리요
보고픔만 더하더이다..

차라리 정신 놓아버린 저- 할머니 처럼
세월이 가는지,자식이 왔다 가는지,
애지중지 하던 자식을 보아도 몰라 보시고

그리움도 사랑도 다 기억에서 지워 버렸으니
그저 천진난만 하게도 하루 3끼 주는 밥과 간식 만이
유일한 낙(樂)이더이다.

자식 십여 남매 있음 무엇하리요
이 한몸 거할 곳 없는데..
아들 딸 자식들 유명인사 무엇하리요
이 한몸 갈곳 없어 여기까지  흘러흘러 왔는데..

허리띠 졸라매고
최고학벌 자랑하며 고생도 보람으로 알고
자식 뒷바라지 했든들 무엇 하리요
작디작은 이 한몸  자식아닌 다른사람 손 빌려야 하는것을..

인생 종착역인 이곳 까지가  멀고도 험 하였는데-
종착역에 들어오니 벗은 많으나  마음 나눌 곳 없어
한없이 외롭더이다.

앞을 못보는 사람, 듣지 못하는 사람 속에 
맑은 정신은 더 외롭더이다

치매로 정신을 망각함은 차라리
고통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르지요-.

몸 쇠하고 정신 맑으면 무엇하리요
괴로움만 더한 것을...
가는 마당에, 야속함도, 사랑도, 그리움도, 추억도,
정신에서 모두 내려놓으니  차라리 마음이 홀가분 할뿐

모진 비바람 다 지나간, 조용히 흐르는 저 호수같은
잔잔한 마음으로 돌아갈 뿐인것을....
 
- 옮긴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