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

늑대같은 놈, 여우같은 년

락운강촌 2014. 7. 7. 17:33

 

 

 

늑대같은 놈, 여우같은 년이 구체적으로 무슨 잘못이 있길래 사람들은 별로 안 좋은 소리로 사용하는 것일까요? 무슨 말을 하든지 간에 뭘 좀 자세히 알기나 하고 사용하는 게 좋겠지요.. 그렇죠?

 

우리는 흔히 사납고 예의없고 무섭고 남을 해꼬지할 것 같은 남자들을 두고 "늑대같은 놈"이라고 합니다. 늑대들이 사람의 말을 못 알아 들어서 그렇지 만약에 알아들었다면 그런 말은 정말 서운하고 억울한 말이 아닐 수 없지요.

사실 지구상에 수컷 늑대처럼 책임감 많고 절개와 지조를 지키는 멋진 짐승은 없다는군요. 아내가 있는 수컷 늑대는 아무리 잘 생긴 여자 늑대가 늑대굴 옆에서 치근덕거려도 눈길을 주기는 커녕 으르렁거리며 쫓아내 버린다고 하네요. 치근덕거리는 "늑대같은 여자"가 항상 문제이지 "늑대같은 남자"는 절대로 문제가 될 수 없다고 합니다.

인간이 기르는 양이나 염소같은 것을 허락도 없이 먹어 치우는 장면만 보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나 늑대의 입장에서 볼 때 돌아다니는 양떼들이 모두 "움직이는 도시락"으로 보일 뿐이지 그 도시락에 임자가 있는지 없는지 어찌 알겠습니까?

인간 여자가 "늑대같은 남자"만 만날 수 있다면 정말 대박 중의 대박이지요.

앞으로 "늑대같은 놈"이란 말은 정말로 필요할 때에만 써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엔 "여우같은 년"에 대해서 알아 보겠습니다.

위에서 말한 "늑대같은 여자"처럼 남자를 홀리려고 별 수작을 다 부리는 여자들을 보고 보통 사람들은 "여우같은 년"이라고 하지만, 이것도 여우들이 들으면 크게 섭섭할 이야기입니다.

여우는 사람을 홀리는 법이 없지요. 여우는 덩치가 작기 때문에 사람을 보면 가까이 접근하기는 커녕 항상 멀리 피해서 도망만 다니는 짐승입니다. 그래서 보통 때는 사람들이 여우를 보아도 거의 신경을 안 쓰지요.

그런데, 술먹고 산길을 가다가 여우만 봤다 하면 "내가 술 먹었다고 여우까지 날 놀려?"라고 중얼거리면서 도망 가는 여우를 굳이 잡아 보려고 쫓아 다니다가 돌에 걸려 넘어져 다치곤 하는데, 그래 놓고서는 '여우에게 홀려서 그랬다"라고 다른 소리를 하지요.

사실 술 취한 사람 다친 것이 여우에게 무슨 죄가 있겠어요? 여우를 해꼬지하려고 달겨든 그 해롱해롱하는 남자들이 잘못된 것이지요....

앞으로는 남자의 장난에 말려 들지 않고 위험한 장소에는 절대로 접근하지 않는 현명한 여자에게 "여우같은 여자"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요.

남자를 홀리려고 하는 여자는 거듭 말하거니와 "여우같은 여자"가 아니라 "늑대같은 여자"라고 해야 맞지요.

 

그리고 "돼지같이 먹는다"에 대해서도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들 대책없이 많이 먹는 사람들에게 "돼지같이 먹는다"라고들 하는데, 이것 역시 돼지가 들으면 크게 섭섭할 이야기지요.

음식을 잔뜩 놓고 어떤 학자가 실험한 것이 있는데요. 돼지와 사람에게 음식을 마음껏 먹어 보라고 차려 줬더니 돼지와 사람이 모두 배가 너무 불러 둘 다 나가 떨어졌는데...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 보니 돼지는 위가 80% 정도만 차 있었고 사람은 90% 이상이 꽉 차 있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습니다. 물론 그 실험에 참가한 돼지는 멀쩡했고 사람은 병원에 실려 갔지요.

결국 미련하게 많이 먹는 쪽은 사람이라는 이야기인데....

앞으로는 과식하는 사람을 보고 "참 인간적으로 먹는다"라고 해야 할 겁니다.

 

아무리 짐승들이라도 앞으로는 말을 좀 조심해서 해야겠지요... ㅎㅎㅎ

 

-----------------------------------------

글쓴이 : 문학박사 황재순(인천 부개고등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