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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의 살던 시골은 쓸쓸해져만 가고.....
락운강촌
2008. 11. 8. 17:02
봉선화는 흐드러지게 피었건만 물들일 손톱이 없어 그냥 지고 있고...
몸에 좋다는 부추도 먹는 이 없어 꽃피어 벌나비 찾고 있는가 하면
남은 노인네들 맛없다고 따먹지 않는 토마토 역시 반기는 이 없고,
길가에 참외가 익어가도 거들떠 보는 이 없어 유혹이 가엾어라.
대부분의 밭들은 농약 투성이인 인삼밭으로 변해 있고
놀아 주는 이 없어 고양이마저 졸고만 있네
익기도 전에 따 먹던 복숭아는 너무 익어서 떨어질락 말락
매미만 시골 한 낮의 정적을 깨고 있는데
그래도 아버지 산소 앞 부부연을 과시하는 소나무는 건재하더이다.
어렸을 적 맛 있게 따먹던 자두 기억이 나 한 입 베어먹어보니 내 입맛이 변해 시기만 하고
맛있던 산 딸기도 그 맛은 어디가고 자두보다 더 시더이다.
차라리 강아지 먹기 전에 도랑물이나 먹을 걸.....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봉숭아씨는 여물어가는데
계속 되는 늦여름 비에 고추는 언제 말려야 할지... 건조기에 말리면 맛 없는데.. 어쩌나..
출처 : 홍천농고18회동창모임
글쓴이 : 강촌선생(김영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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